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매콤한 고추장찌개, 밥도둑이 따로 없었네

by ekakf0911 2026. 10. 23.

어릴 적 맛 그대로, 고추장찌개

어릴 때 엄마가 끓여주시던 고추장찌개가 문득 생각나서, 오랜만에 직접 끓여봤어요. 사실 시골 부모님 댁에 가면 언제든 먹을 수 있는 건데, 이상하게 집에서 끓인 건 또 다른 느낌이더라고요. 왠지 모르게 밥도둑이 따로 없을 것 같은 느낌에 잔뜩 기대하고 시작했는데, 역시나였어요.

처음엔 이게 맞나 싶었던 재료들

요즘은 인터넷에 레시피가 워낙 많잖아요. 저도 이것저것 찾아봤는데, 어떤 집은 감자를 넣고, 어떤 집은 두부랑 애호박을 듬뿍 넣고, 또 어떤 집은 돼지고기를 넉넉히 넣고 끓이더라고요. 제일 헷갈렸던 건 재료의 순서였어요. 고추장을 먼저 볶아야 하는지, 아니면 다른 재료들을 먼저 넣고 끓여야 하는지 말이에요.

친정에 전화해서 엄마한테 여쭤봤더니, "그냥 니 마음대로 넣어, 어차피 맛은 다 똑같아" 하시더라고요.

 

 

하하. 엄마는 늘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말씀하시지만, 저는 뭔가 딱 정해진 방법이 있을 것 같아서 괜히 더 고민이 됐거든요.

 

 

결국 저는 돼지고기랑 양파, 감자를 먼저 볶다가 고추장을 넣고 함께 볶아줬어요. 된장도 조금 넣으면 더 구수하다고 해서 같이 넣어봤는데, 확실히 풍미가 깊어지더라고요.

 

그래서, 킥은 무엇이었을까?

제 경험상, 고추장찌개 맛을 좌우하는 건 몇 가지 포인트가 있어요. 첫째는 역시 돼지고기예요. 기름기가 적당히 있는 목살이나 삼겹살 부위를 쓰면 국물 맛이 훨씬 깊고 고소해지더라고요. 두 번째는 구수한 된장 조금! 이게 정말 신의 한 수 같아요. 고추장만 넣으면 자칫 텁텁해질 수 있는데, 된장이 들어가면 밸런스가 딱 맞아떨어져요. 마지막으로, 칼칼함을 더해줄 청양고추를 빼놓을 수 없죠. 저는 찌개가 거의 완성될 때쯤 큼직하게 썰어 넣었는데, 국물에 매콤한 맛이 확 퍼지는 게 좋더라고요.

두부의 변신은 무죄

처음엔 두부를 큼직하게 썰어 넣을까 했는데, 그러기엔 국물이 좀 탁해질까 싶어서 얇게 썰어서 마지막에 넣었어요. 근데 이게 웬걸, 얇게 썬 두부가 국물을 쫙 흡수하면서 부드럽게 퍼지는 맛이 정말 좋더라고요. 마치 밥 위에 얹어 먹는 고명처럼 말이에요. 사실 두부 없이 끓여도 맛있지만, 이렇게 얇게 썬 두부가 들어가니 찌개가 훨씬 더 푸짐해 보이고 좋았어요.

그날, 밥 한 그릇 뚝딱한 이유

결론부터 말하자면, 이날 밥 한 공기 뚝딱한 건 그냥 맛있어서였어요.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고 진한 맛이 나더라고요. 특히 밥이랑 같이 먹을 때, 짭조름하면서도 매콤한 국물이 밥알 사이사이 스며드는 게 정말 좋았어요. 마치 어릴 적 엄마가 끓여주시던 그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했죠.

마무리하며

제가 겪어본 바로는, 고추장찌개는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집에 있는 재료들로 끓여도 충분히 맛있어요. 다만, 돼지고기를 넉넉히 넣고 된장을 조금 더해주는 게 저만의 비법이라면 비법이랄까요. 이번에 끓여 먹으면서 느낀 건데, 역시 우리 집 밥상은 고추장찌개 하나로도 충분히 풍성해진다는 거였어요.